스피커
공연장 음향 시스템에서 최종적으로 소리를 청중에게 전달해 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피커는 전기 음향 신호를 물리적인 음향으로 바꾸어주는 일종의 변환기이다.
스피커란 용어는 개별적 변환기를 말하기도 하고 여러 개의 변환기를 하나의 틀에 장착시킨 시스템을 뜻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개개의 변환기를 이야기할 때는 드라이버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완성된 시스템은 스피커란 용어를 사용한다.
변환 방식
전기 음향 신호를 물리적인 음향으로 변환시키는 방식이 여러가지 있으나 PA용으로는 전자석 변환 방식과 압전 변환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1. 전자석 변환 방식
무빙코일 변환 방식이라고도 한다. 극이 같으면 밀어내고 다르면 끌어당기는 자성의 원리를 이용한다. 구조를 간략히 설명하면 고정된 영구 자석과 움직이는 전자석으로 되어 있다. 전자석은 말린 코일 형태로 흐르는 전류에 의해 자성이 생겨난다. 이 전류는 음향 신호의 파형에 따라 전류의 방향이 바뀌는 교류로서, 이에 의해 전자석의 극성이 바뀌면서 코일이 움직이게 된다.
이 코일은 원추 모양의 스피커 진동판에 연결되어 진동판을 움직인다. 이 진동판은 코일의 운동에 따라 공기를 앞뒤로 밀고 당겨 공기의 파동을 일으켜 소리를 발생시킨다. 예를 들어, 100Hz 사인파인 경우 음과 양의 방향으로 1초당 100회를 왕복하게 된다. 이 방식은 진동판의 크기를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 압전 변환 방식
이것은 결정체에 전극을 연결하고 압력을 가하면 전기가 생성하는 압전 효과를 역으로 이용한 것으로, 결정체에 전류를 흘리면 결정체가 변현을 일으키게 된다. 가해지는 전류의 극성 변화에 따라 양과 음의 방향으로 진동하도록 압전층을 두 장 겹쳐놓고 진동판을 연결하여 소리를 발생시킨다.
압전층을 두 장 겹쳐놓아 바이모르프라 하며 휘어진다는 의미에서 벤더라고도 한다. 이 방식은 저음에서는 매우 취약하나, 고음에서는 왜곡이 매우 낮고 능률이 높아 대부분 고음 드라이버에 사용된다.
저음 드라이버
저음을 능률적으로 재생하려면 상대적으로 큰 진동판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자석 변환 방식에 콘 진동판을 연결하여 사용한다. 이 진동판의 진동이 공기에 바로 전달되기 때문에 직접 방사체 시스템이라고도 한다. 드라이버의 사이즈는 콘의 크기로 이야기한다. 공연용 저음 드라이버의 전형적인 크기로 12인치, 15인치, 18인치를 제작하는데, 회사마다 틀의 크기가 다르고 콘의 크기를 재는 방법도 다르기 때문에 12인치라 하더라도 실제 크기는 모두 제각각이다.
콘 드라이버의 지향 특성
콘 드라이버의 지향 특성은 콘의 크기와 재생되는 소리 파장과의 비례에 좌우된다. 콘보다 큰 파장의 저음들은 회절 현상으로 인해 무지향성을 보인다. 점차 주파수가 올라가 파장이 짧아지면 회절 현상이 줄어들고 점차 직진 성향을 갖게 되어 지향 패턴은 점진적으로 좁아진다.
콘의 직경과 같은 파장이 되면 스피커 정중앙 축에서 45도 벗어난 곳의 레벨은 정중앙 축보다 6dB 정도 떨어지는 완전한 지향 특성을 보여준다. 파장이 더욱 짧아지면 지향 패턴은 더욱 날카롭게 좁아진다.
저음 드라이버를 위한 인클로저
인클로저 또는 스피커 캐비닛, 박스라고 불리는 스피커 상자는 구조와 기능에 따라 스피커의 음향 특성을 변화시키므로 스피커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다.
콘 타입의 저음 드라이버는 회절 현상 때문에 항상 인클로저에 설치한다. 예를 들어 사인파가 재생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사인파가 +방향으로 진행되면 콘이 전방으로 움직이며, 진동판 앞면의 공기는 압축되고 뒷면의 공기는 팽창된다. 압축된 공기는 공기압을 균등하게 만들기 위해 압력이 낮은 뒷면으로 이동하면서 회절 현상이 일어나고 공기 파동이 상쇄된다.
사인파가 -방향으로 진행되면 이와 반대 현상이 생긴다. 이처럼 드라이버의 지향 특성으로 인해 스피커 정면에서의 저음 에너지 손실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게 된다. 고음에서는 파장이 짧기 때문에 회절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저음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차단판을 설치하게 된다. 이 차단판은 콘의 직경을 늘리는 효과와 앞면과 뒷면을 분리하는 효과를 동시에 주게 된다.
차단판이 클수록 손실되는 저음의 주파수가 낮아져 저음역이 개선되며, 차단판이 충분히 크다면 저음 손실이 없어진다. 스피커의 인클로저는 스피커의 앞뒷면을 공간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저음 드라이버를 위한 인클로저의 종류로는 벤트와 혼 로드 타입이 있다.
벤트 인클로저
저음 반사형 인클로저라고도 하는 벤트 인클로저는 직접 방사체 저음 시스템에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직접 방사체 시스템은 드라이버의 앞이나 뒤에 혼이 없는 진동판의 소리를 공기에 바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인클로저 앞면에 있는 구멍을 포트 또는 벤트라 한다. 인클로저의 내부 공간과 포트는 일종의 헬름홀츠 공진기를 형성하기 때문에 벤트 인클로저는 고유의 공진 주파수를 갖게 된다.
벤트를 통해 나오는 드라이버 후면의 파동은 드라이버 앞면의 파동을 보강하는데 사용된다. 인클로저와 포트의 공진 시스템은 후면 파동의 위상 180도 전위시킴으로써 앞면의 파동들과 동상이 되게 한다. 일반적으로 인클로저의 크기와 벤트의 면적을 조절할 때는 아주 낮은 주파수 특성을 보강해 낮은 주파수 응답을 평탄하게 한다. 고음은 인클로저 내부에서 반사될 때 정재파 등의 영향으로 상쇄될 수 있기 때문에, 인클로저 내부는 고음 흡수를 위한 유리 섬유 같은 흡음재를 입힌다.
벤트 인클로저의 한 종류로 덕트 포트가 있는데 이포트는 공진 주파수를 더욱 낮게 설정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작은 인클로저의 저음 특성을 넓히는 데 사용된다. 결국 벤트 시스템의 구멍은 저음의 손실을 보상해 주는 일종의 EQ로 작용하며, 조절된 저음 포인트 이하의 저음에서는 전체가 막혀 있는 시스템에 비해 출력 레벨이 급격이 떨어진다.
저음 혼
저음 인클로저의 한 형태로 지향 조정을 위한 혼이 달린 것이 있다. 저음 혼의 지향 패턴은 드라이버의 크기보다는 지향 특성을 유지하기 위한 소리의 좁은 입구와 넓은 출구를 갖는 혼의 형태로 결정된다.
혼 출구의 벌어짐에 따른 단면적의 증가 형태가 지수형인 것을 많이 사용한다. 이 혼 인클로저는 직접 방사체 형태보다 지향성이 크기 때문에 특히 소리를 멀리 보내야 할 때 유용하다. 혼 입구는 매우 좁아 진동판의 적은 진폭으로도 높은 음압이 만들어져 음향 임피던스가 높고, 혼의 출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넓어 음향 임피던스가 낮은 상태를 형성한다. 따라서 혼은 음향 임피던스 매칭 장치 역할을 한다.
소리를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해서는 혼 출구의 직경은 출력하려는 소리의 제일 낮은 음 파장의 1/4 이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주 낮은 저음까지 특성을 넓히려면 저음 혼은 매우 커야 한다. 이러한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주파수를 차단 주파수라고 하는데 그 이하의 주파수에서는 드라이버 진동판이 입구 임피던스에 제대로 로드되지 않는다.
실제로 이 시스템에서 차단 주파수보다 낮은 음이 재생되면 소리가 퍼덕거리는 것을 듣게 된다. 이 차단 주파수 이하의 음이 재생되지 않도록 필터링을 해야 한다. 이 혼을 일직선으로 만들면 너무 크고 다루기 불편하기 때문에 혼을 접어 포갠 형태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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